본문 바로가기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경기도 5급 이상 공무원 4분의 1이 여성

성인지 사업예산은 줄었다는데… 알고보니

경기도가 조직 내 ‘성평등’을 실현하고자 노력해 온 결과 올해 5급 이상 공무원의 여성 비율이 4분의 1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가 고위직 여성공무원 배출을 확대하고자 5급 이상 승진자의 여성공무원 비중을 높였기 때문이다.
민선 7기 출범 당시인 지난 2017년 5급 이상 여성공무원 비율은 12.3%에 불과했다. 올해 9월 기준으로 보면 24.2%까지 증가했다. 도는 2022년까지 5급 이상 여성공무원 비율을 2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는데, 이를 조기 달성한 셈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도 소속 5급 이상 공무원은 총 1천112명으로, 이중 여성은 269명(24.2%)이다. 일반직 공무원 1~2급 중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었으나 3급 5명, 4급 22명, 5급 211명 등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도의 예산 수혜를 받으려고 편성되는 ‘성인지예산’ 규모는 오히려 급감했다. 성인지예산 제도는 도의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칠 영향을 분석해 성(性)에 상관없이 동등하게 예산의 수혜를 받도록 하려는 것이다. 도의 각 부서가 기존 추진해온 사업을 성인지예산으로 편성하면, 도의회가 심의하고 의결을 거쳐 확정한다.
최근 3년간(2019~2021년) 도의 성인지예산은 3조4천39억원에서 2조7천501억원, 1조8천18억원으로 계속해서 줄었다. 도는 성인지예산 급감에 대해 성인지예산으로 편성된 사업이 2019년 200개에서 올해 239개로 늘었지만, 규모가 큰 일부 사회복지 관련 사업이 성인지예산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성인지예산에 포함됐던 영유아 보육 및 의료급여 지원 등 사업에 대해 ‘성평등 차원이 아니라 기준만 충족하면 지원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라는 일부 도의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해당 사업들이 성인지예산에서 제외됐다는 것이다.

여성 건강수명 74.7세…남자보다 3.4세 길어

여성이 질병 없이 건강하게 일생을 누릴 것으로 기대되는 건강수명이 2019년 기준 74.7세로 9년 전인 2000년보다 5년 더 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수명은 기대수명에서 전체 인구의 평균 질병 및 장애 기간을 제외한 수명을 의미한다. 단순히 얼마를 살았느냐가 아닌, 건강하게 산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를 따지는 개념이다.
2019년 여성의 건강수명은 남성(71.3세)보다 3.4세 길었다. 같은 기간 여성 사망의 평균 연령은 80세 이상이 62.4%로 가장 많았다. 남성은 60∼79세가 44.7%로 가장 큰 비율을 보였다.
19세 이상 인구 중 여성 흡연율은 6.7%로 2005년보다 1.0%포인트 높아졌고, 남성 흡연율은 35.7%로 16.0%포인트 낮아졌다.
월 1회 이상 술을 마신 여성 비율은 48.4%로 2005년보다 11.4%포인트 높아졌다. 여성의 고위험 음주율은 6.5%, 월간 폭음률은 24.7%로 2005년과 비교하면 각각 3.1%포인트, 7.5%포인트 높아졌다. 고위험 음주율은 주 2회 이상 술을 마시면서 한 번 마실 때 5잔 이상 마시는 비율, 월간 폭음률은 최근 1년간 월 1회 이상 한 번의 술자리에서 5잔 이상 마시는 비율을 의미한다.

20대 여성 자살률 크게 늘어

지난해 한국의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라는 통계가 나온 가운데 10·20대 자살률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른면 지난해 한국의 자살 사망자 수는 총1만3천195명으로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하루 평균 36.1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이다. 자살 사망률(인구 10만 명당 명수)은 25.7명으로 역시 전년 대비 4.4% 낮아졌다.
하지만 OECD 국가간 연령표준화 자살률을 보면 한국은 23.5명으로 OECD 38개국 평균인 10.9명의 2배가 넘는다. 연령표준화 자살률은 국가간 연령구조 차이를 제거한 표준화 사망률 개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살은 지난해 한국인의 사망 원인 중 다섯 번째에 자리했다. 암, 심장 질환, 폐렴, 뇌혈관 질환에 이어 전체 사망의 4.3% 비중을 차지한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더 취약하다. 남성의 사망 원인 5위인데 비해 여성에선 8위다.
연령별로 보면 자살은 10대, 20대, 30대의 사망 원인 중 압도적 1위다. 40대, 50대에서 2위, 60대에서 4위다.
지난해 동향을 보면 70대(-16.0%)와 60대(-10.7%), 50대(-8.4%), 40대(-5.8%) 등 40대 이상에서 자살률이 감소한 가운데 20대(12.8%)와 10대(9.4%), 30대 (0.7%) 등 30대 이하에서 자살률이 올라갔다. 20대의 자살률은 19.2명에서 21.7명으로 12.8% 급증했다. 여성에선 20대 자살률이 16.6명에서 19.3명으로 16.5%나 증가했다.
젊은 연령대의 자살률 증가는 해당 연령대의 전체 사망률까지 바꿔놨다. 지난해 전 연령대의 사망률이 낮아지는 가운데 유독 20대만 사망률이 5.8% 증가했다. 20대 여성 사망률이 11.1%나 늘어난 여파다.

대졸 이상 비정규직도 여성이 남성보다 많아

대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가 280만 명을 넘어섰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여성이 161만2천 명으로 56.7%를 차지했다. 남성은 122만9천 명으로 43.3%였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대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는 284만1천명으로 1년전보다 32만명(12.7%) 늘었다.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806만6천명) 가운데 대졸 이상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도 35.2%로 작년 동월(33.9%)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이 역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다.
근로 형태별로는 한시적 근로자가 202만2천명(71.2%)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시적 근로자는 근로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는 기간제 근로자와 비자발적 사유로 계속 근무를 기대할 수 없는 비기간제 근로자를 포함한다. 이외 1주일에 36시간 미만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는 100만5천명(35.4%)이었고 파견·용역·일일 근로자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포함하는 비전형 근로자는 55만7천명(19.6%)이었다.
통계청은 대졸 이상 고학력자 가운데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낮은 기간제·시간제 근로자 등이 점점 더 늘어나는 것으로 해석했다.

대졸 이상 비정규직 남녀 비율
국립 의과대학 교수 성비 격차 심각… 5명 중 1명만 여성

국립대 의과대학의 교원 성비 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교육위원회)이 11개 국립대 의과대학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평균 여성 교원 비율이 21.8%에 그쳤다. 2020년 교육통계연보의 고등교육기관 여성 교원 비율은 27%였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전북대가 15.7%로 가장 낮았고, 치과대학인 강릉 원주대를 제외하면 충남대가 28.1%로 가장 높았다. 가장 규모가 큰 서울대 의과대학은 17.6%로 평균보다 낮았다. 교육공무원법에 따른 교원의 성별 구성에 관한 2021년도 목표인 18.3%에 미치지 못하는 학교는 서울대와 전북대를 비롯해 충북대(16.9%), 전남대(18.0%) 등 4곳이었다.
학내 의사결정의 성별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여성 교원의 보직 참여율과 주임 교수 비율은 대학별로 큰 차이가 났다. 국립 경상대(58.3%)와 충북대(47.6%), 경북대(42.9%)는 40%가 넘는 보직 참여율을 보였지만, 서울대와 부산대는 각각 10%와 9.1%로 여성 교원 성비와 비교해도 절반 수준에 그쳤다.

황혼에 재혼하는 이유 물었더니…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 황혼 재혼 인구가 9천938명으로 2010년(6천349명)보다 56.5% 늘어난 가운데 재혼의 이유로 여성들은 ‘희로애락의 공유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꼽았다. 반면, 남성은 ‘일상생활의 조력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재혼전문 결혼정보회사 온리-유와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가 공동으로 10월 11일부터 6일간 전국의 (황혼)재혼 희망 돌싱남녀 478명(남녀 각 239명)을 대상으로 전자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설문한 결과다. 질문은 ‘60세 이상 돌싱의 황혼 재혼은 어떤 측면에서 필요할까요?’였다.
이 질문에 대해 여성은 33.9%가 ‘희로애락의 공유자’로 답했고 이어 경제적 보완(30.5%), 일상생활의 조력자(17.2%) 등의 순으로 답했다. 남성은 응답자의 38.1%가 ‘일상생활의 조력자’를 우선으로 꼽았다. 이어 정서적 파트너(26.4%), 희로애락의 공유자 순으로 답했다.
설문 관계자들은 여성들이 초혼 때 가부장적 분위기를 경험했기 때문에 재혼한다면 취미생활 등을 함께 하며 친구처럼 지내고 싶어하는 마음이 표출된 것으로 해석했다.

‘경력법관’ 신규임용, 여성 비율 처음으로 남성 추월

2013년부터 ‘법조일원화’ 제도로 경력법관을 임용하기 시작한 이래 최초로 법관 임용을 앞둔 여성 대상자 비율이 남성을 앞질렀다는 보도다.
대법원이 최근 ‘2021년 일반 법조경력자’ 법관인사위원회의 최종심사를 통과한 157명 명단을 공개했는데, 이 가운데 여성이 82명으로 52.2%를 차지했다. 남성은 75명으로 47.8%를 기록했다.
대법원은 지난 2013년부터 법조일원화 제도로 경력법관을 임용했는데 여성 대상자 비율이 남성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여성 비율은 올해보다 약 17%포인트 낮은 35.5%였다. 현행 법원조직법은 법조인으로서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사람 중 일반 법조경력자를 법관으로 임용하도록 정하고 있다. 다만, 유예조항에 따라 올해까지는 5년 이상의 경력도 임용할 수 있었다.
여성 법관 배출은 2000년대 중반 크게 늘었다. 법학전문대학원이 도입되기 전이었던 2006년 사법연수원 수료를 마치고 법관으로 임용된 신임 법관 중 60%가 여성이었다. 2009년에는 역대 최대치(71.7%)를 기록하기도 했다.
작년 9월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판사·검사·변호사 법조인 중 여성 비율은 약 30% 정도였다. 법조인 중에서는 여성 검사 비율이 31%로 가장 높았고, 판사(30.5%), 변호사(27.1%)가 뒤를 이었다.

자치단체장은 남성 전유물

경남도민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사회 전반에 걸쳐 여성의 삶이 괄목할 만한 변화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중에서도 정치 영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에 따르면 오세훈·박형준·권영진·박남춘·이용섭·허태정·송철호·이춘희·이재명·최문순·이시종·양승조·송하진·김영록·이철우·하병필·구만섭 등 17개 시도의 수장이거나 권한 대행을 맡은 이들 모두가 남성이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수장 중 여성은 단 한 명도 없는 셈이다.
김미경·김수영·조은희·서은숙·정명희·정미영·박정현·은수미 등 시장·군수·구청장 등에는 여성 기초자치단체장들이 있다. 여기에 보궐 선거로 당선된 김보라 안성시장이 추가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전국 226곳의 기초자치단체 중 고작 9명에 그친다.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3명, 경기 2명, 대전에서 1명을 배출했다. 경남(18곳)을 비롯해 대구(8곳), 인천(10곳), 광주(5곳), 울산(5곳), 강원(18곳), 충북(11곳), 충남(15곳), 전북(14곳), 전남(22곳), 경북(23곳)에서 여성 기초단체장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2000년 5.9%에서 2020년 19.0%로 크게 올랐다. 그러나 전체 300명 중 57명에 불과하다. 경남도민일보는 여전히 깨질 듯 깨지지 않는 ‘20%의 벽’에 갇혀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2020년 국회의원 남녀비율